1. 당산역 맛집 '기찻길 연탄불 생고기'
당산역에도 밤은 찾아왔다.
여기저기 음식 냄새와 사람들의 술잔 부딪히는 소리.
술안주로 괜찮은 곳이 어디 없나?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던 와중
어디선가 고소한 고기 냄새가 솔 솔 풍겨왔다.
날씨도 풀렸겠다,
이제 가게 안보다는 밖에서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안 그래도 이번 연도에
가장 심한 폭염주의보 발령 예정이라는데...
모두들 건강에 주의하고
술을 많이 마신다면 간 영양제라도 꼭 챙겨 먹자.
내 간 보호하러 가기.
이곳은 당산역 1번 출구를 지나면 금방 보인다.
영업시간: 12:30 - 24:00
문의전화: 02-2637-9282
2. 연탄불 생고기 가게 내부와 메뉴판
은색 테이블과 가운데 연탄불 놓는 자리까지.
노포 감성이 충만하다.
가게 문 앞은 활짝 열어놔서 벌레들이 끊임없이 들어온다.
메뉴는 간단하다.
사이드 메뉴는 따로 없이 모두 고기다.
사실, 냉면이나 볶음밥도 있었으면 했지만,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지 자꾸 불평을 가지면 안 된다.
첫 주문 메뉴는 생고기 2인분이다.
먼저 오리지널을 먹어봐야 다른 메뉴를 고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소주 1병과 맥주 1병.
오늘은 소맥으로 달려볼 생각이다.
3일을 술로 달리다 보니 내 간이 걱정이 되는데..
그럴 땐,
트루포뮬러 밀크씨슬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다.
3. 연탄불 생고기집 밑반찬
직접 담그는 김치인 것 같다.
나중에 고기를 싸 먹을 때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파채, 상추, 동치미 등 밑반찬은 소박하게 나온다.
특히, 마늘은 개인적으로 좋아하기에
아마 2번 정도 더 리필하였다.
자양강장제, 우리 몸의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마늘!
냄새난다고 싫어하지 말고 우리 몸을 위해서
마늘을 생으로 먹던 구워서 먹던
꼭 많이 자주 섭취하시길 바란다.
4. 생고기 등장
굵직한 소금이 뿌려진 생고기 등장!
이곳은 직원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구워주신다.
나 같은 아마추어들은 질 좋은 고기를
아주 먹기 싫은 음식으로 잘 만들기 때문에
직원분이 구워주실 때 매우 든든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시면
이제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았다.
고기에 소금을 찍어먹으니
감칠맛과 짠맛이 동시에 느껴졌다.
고기의 누린내나 굽네가 하나도 안 났고
살코기와 비계의 적절한 비율 때문인지
매우 고소하고 담백했다.
고기 한 점에 소주, 맥주 한 잔은
술술 들어갔다.
술이 술을 부르니 그야말로 술술 들어갔다.
행복했지만 내 간 건강 걱정도 동시에...
애주가들에게 간 영양제는 필수다.
내 간 내가 지킨다.
5. 고기와 필수 조합 '된장찌개'
중간에 된장찌개가 나온다.
추가 주문을 해서 나오는 게 아니고
고기를 주문하는 분들에게 모두 나오더라.
그래! 국물이라도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된장찌개는 우리가 아는 MSG맛보다는
삼삼한 면이 있었다.
안에 들어있는 무와 두부를
으깨먹으면서 잠시나마 고기 기름으로 덮인
입 안을 씻어냈다.
6. 항정살
어릴 때부터 양천 1번 버스를 타고 당산역에 내리면
항상 이 가게를 지나곤 했다.
그때는 중학생이라 음식점 안 회사원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데서 술 한잔하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서른 살이 된 나는
이제 생각하는 대로 행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당산역에서 몇십 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고깃집에서
이대로 가기에는 아쉬워서 항정살 하나를 더 주문했다.
천겹살이라고 불리는 항정살
불에 구워지면서 노릇노릇하게 맛있게 변한다.
맛있게 변했을 때 조각 그대로 집어 들어 한 입 먹는다.
정말 쫄깃하고 식감이 참 좋다.
정말 신기한 게 굽네가 안 난다.
그건 좋은데... 다리 밑은 정말 뜨겁다..
온도가 고스란히 전해져
고기를 맛있게 먹다가 혹여나
다리를 갖다 대면 정신이 번쩍 든다.
아무튼, 당산역 고깃집 맛집
기찻길 연탄불 생고기.
맛있게 잘 먹었다.
맛도 맛이었지만 모르겠다.
내가 어릴 때 생각이 나서
향수에 젖어서 더 괜찮다고 느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