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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의 '호텔 제이드(Jade)'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술도 덜 깬 상태에서 내 속은 빨리 해장하라고 아침부터 나를 깨운다.
일본 라면?
닭갈비와 막국수?
찌개 종류를 먹어야 하나?
배가 고픈 상태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아침부터 난리다.
하필이면 또 점심시간이라 여기저기 보이는 음식점마다 웨이팅으로 줄 선 사람들도 보였다.
이러다가 못 먹겠다 싶을 즘, '고삼이?' 간판을 보니 고등어가 그려져 있었고
아무 이유 없이 자연스럽게 문을 향했다.
이미 줄 서 있는 팀은 2팀 정도. 여기도 그렇게 맛있는 곳인가 하고 네이버에 검색을 해봤더니
생각보다 너무 유명한 집이었다. 맛있기 때문에 유명한 곳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명언이 적힌 문과 '생선 외교학과', '명예교수실'이라는 재치 있는 글에 피식 한번 웃고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구워져 가는 고등어구이를 보면서 고소한 냄새에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테이블에 앉았더니, 각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는 주문 기계.
사진은 못 찍었지만, 기계 상단에는 주문 후 카드를 꽂을 수 있는 결제기도 설치되어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는 정말 누가 만든 것인지 감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너무 편한 이 세상)
기본 반찬으로
오징어젓갈, 어묵볶음, 김치, 미역국, 밥이다.
밑반찬이 부족 시에 직원에게 말하면 추가로 주시니 굳이 일어나서 반찬을 퍼 올 필요가 없다.
밑반찬 맛은 우리가 시중에서 먹을 수 있는 그런 맛이었다.
오징어 + 공깃밥 (11,000원)
이야 이거. 내가 연남동에서 먹었던 '감나무 기사식당'의 오징어볶음과 확연히 다른 맛이었다.
우선, 불 향이 압도적으로 인상적이었다.
오징어 위에 깨는 고소함을 한 스쿱 더 올려주었고,
무엇보다 오징어는 통통해서 쫄깃하게 씹어 먹는 재미가 있었다.
신촌에는.. 정말 맛집이 많구나.. 신촌 세브란스 학생들은 아무리 놀아도 질릴 일이 없겠어..
오징어 양념 소스를 흰밥에 버무려 통통한 오징어를 하나 얹어주면,
간장게장 부럽지 않을 만큼 밥도둑이 되었다.
'감나무 기사식당'과는 또 다른 양념 맛.
맵지 않고 그렇다고 많이 달지도 않아서 오징어볶음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공기는 무슨. 2 공기까지 거뜬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니.
<연남동에서 맛있게 먹었던 '감나무 기사식당'의 오징어볶음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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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로 나온 고등어구이(11,000원)
고등어구이의 자태를 보라. 안 먹어보더라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판에 그을어져 바삭할 것만 같은 고등어 껍질,
알맞게 구워졌다는 것을 알리듯 갈색+주황빛 도는 껍질 색깔.
등을 뒤집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부드러운 뽀얀 속살을 내놓는다.
젓가락으로 고등어 살 한 점을 집는데도 큰 힘없이 스무스하게 들어 올려졌다.
거기에 가게에서 내준 간장에 고추냉이를 타서 그대로 찍어 먹으면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다.
고등어라는 생선. 다양한 요리법이 존재하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매력 있고 맛있다.
고등어 가운데 뼈를 쫙- 올리면
가시 걱정은 이제 끝. 두툼하고 살에 스며든 기름기가 소고기 못지않다.
된장찌개 + 공깃밥 (7,000원)
여기서 기본 반찬으로 제공해 준 미역국 리필 대신 된장찌개를 주문하였다.
뭐랄까..
배는 부른데 음식점의 음식이 맛있으면 배가 불러도 다른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다음에 또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신촌이 우리 집에서 크게 멀지는 않지만 자주는 오지 않기 때문에
이왕 온 김에 다양하게 먹어야 생각이 안 나기 때문이다.
신촌점 '고삼이'의 '된장찌개'는 가장 좋았던 건, MSG 맛이 없다.
즉, 삼삼하고 담백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고깃집의 된장찌개는 보통 맛있는 맛이다.
빨간 된장찌개의 그 특유의 맛. 여러분은 대충 짐작이 갈 거라 생각한다.
고삼이의 된장찌개는 집 밥 된장찌개였다.
참고로 된장찌개를 주문하였을 때는 오징어볶음과 고등어구이까지 다 해치운 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느꼈던 감정을 토대로 리뷰를 하는 것이다.
신촌점 '고삼이'의 한 가지 특징은 다름 아닌 '물'이었다.
우리가 마시는 그저 평범한 물 말이다. 이곳은 물을 보리차라는 게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
왜 우리가 중, 고등학생 시절 학교 끝나고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와서 집에 오면
끓인 보리차를 컵에 따라서 마시라고.. 그렇게 건네주는 엄마 생각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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