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을 하면 관례처럼 항상 들리는 곳이 있다. 바로 속초 중앙시장이다. 내국인, 외국인 할 거 없이 유명한 속초의 중앙시장에서 색다른 것을 먹어보고 싶었다. 때마침 옹심이를 파는 음식점을 발견했고 주저 없이 들어갔다.
1. 강원도 향토음식 옹심이
'옹심이' 발음도 귀엽고 이게 먹는 음식 이름인 건가? 싶은데.. 놀랍게도 감자 옹심이는 강원도 지역의 향토음식이라는 것!
감자를 갈아서 동그랗게 빚은 다음, 다양한 채소와 함께 육수에 푹 끓이면 감자 옹심이가 완성된다. 강원도 강릉 기후가 특히, 감자를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이라 구황식품으로도 애용이 되었다.
과거 쌀이 없어서 대신 감자를 많이 먹었다고 한다. 옹심이는 강원도의 '새알심'의 사투리로, 곱게 간 감자를 새알심처럼 빚어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강원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아니, 어떤 지역이 든 간에 방문하게 된다면 꼭 그 지역의 향토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이다.
2. 속초 중앙시장 '감자 옹심이' (음식점 위치는 맨 밑에)
어디선가 할머니들의 대화와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날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라 교통체증을 우려하여 아침식사를 빠르게 하고 갈 생각이었는데 다행히도 영업 중인 가게가 있었다. 가게 이름은 '감자옹심이'. 이름부터 정직하면서도 투박하고 정이 간다.
이날 새벽부터 일어나 술빵을 사려고 나름 일찍 출발했다 싶었는데.. 결국 1시간 3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감자옹심이와 들깨옹심이를 주문하고 건물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사장님이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3분이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다.
100% 감자를 갈아서 낸 맛과 식감이라.. 졸린 눈 뜨기 이른 새벽부터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또 다른 벽면에 붙어있는 표지. 육수국물을 내는 방법으로 여러 재료가 적혀있는데 내가 그대로 따라 한들 맛이 나올까 싶었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한다.
식감도 맛도 친숙하면서 되게 낯설었다. 먹다 보면 입 안에서 녹아 금세 사라져서 다시 한 입 떠먹고를 반복했다.
아까 언급한 것처럼 감자를 100% 갈아서 그런지 사진에서 보이듯 모양새 자체는 동글동글한 느낌보다 불규칙적이고 거칠다.
그런데 입 안에 넣으면 감자떡 표면처럼 미끌미끌, 세상 부드럽다. 쌀이 없어서 못 먹는 시절, 제2의 주식으로 감자를 먹었던 우리의 조상님들이 꽤나 잘 드셨구나 생각도 들었다.(농담)
고소한 들깻가루 팍팍 뿌려 나온 옹심이 국물은 더 진해서 말할 것도 없다. 안 그래도 탈모에 민감한데 들깻가루 팍팍 먹어서 예방도 되고 좋았다. 강원도 현지인들에게는 익숙한 음식이겠지만 나중에 강원도 여행을 온다면! 그중 한 끼는 옹심이로 해결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음식이구나~하고 평생 기억 속에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이 맛있든 맛이 없든.
속초중앙시장 '52호 속초 감자옹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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