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 몸의 기운을 다 써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그날 고기가 당기는 날이 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항상 들었던 말 '고기를 먹어야 다음 날 힘을 잘 쓸 수 있다'
그래서 신촌을 돌아다니면서 괜찮은 고깃집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내 배는 저녁식사 시간임을 알리듯,
꼬르륵 소리를 내었고 주변 사람들도 분주히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다.
'쟁반집 8292' 홍대점을 발견하다.
그냥 지나쳐도 아무 상관없는 평범한 길거리에서 발견한 음식점. '쟁반집 8292' 고깃집이었다.
'팔색 삼겹살'이 '쟁반집'으로 새롭게 오픈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팔색 삼겹살'을 처음 봤기에 그게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맛있는 고기와 반찬'이라.. 아무래도 내가 방문해야 할 곳은 정해진 것 같다.
'쟁반집 8292' 내부
1. 가게 내부와 테이블
고깃집을 방문하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테이블도 은근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왜 그럴까? 테이블이 너무 작으면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사방팔방으로 튀기 때문에 그럴까?
아니면 고기를 먹는 것에 집중하고 싶은데 반찬 그릇들이 테이블 밑으로 떨어질까 계속 신경 쓰는 게 싫어서 그럴까?
다른 곳도 사진 촬영하고 싶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내가 앉을자리만 찍었다.
참고로, 이미 예약석으로 지정된 테이블이었지만 사장님께서 예약시간 전까지만 다 먹을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 하셔서 재빨리 자리에 앉았다.
쟁반집의 메뉴판
2. 식사메뉴
쟁반집에 들어가기 전 바깥에서 찍은 메뉴와 안에 들어와서 찍은 메뉴 사진이다.
10,000원부터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고기정식부터 다양한 부위를 먹을 수 있는 모둠 세트도 있다.
고기의 종류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2가지로 나뉘며, 그중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건 꼬들살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수부위도 먹고 싶은 나머지 나는 '돈쟁반(삼겹살+목살+항정살+꼬들살) 39,000원'을 주문하였다.
8가지의 다양한 반찬과 회전이 가능한 신기한 불판
3. 회전이 가능한 불판
앉자마자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불판이었다. 뭐가 이렇게 큰 건지.. 하지만 자세히 보니 원 모양의 테이블 안으로
소스의 종류와 설명 그리고 이 집을 대표하는 돼지와 소가 그려져 있었다. 이곳이 8가지 반찬을 놓는 곳이었다.
(어떻게 회전이 되는지에 대한 것은 아래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메뉴소개를 시작하지
4. 기본 상차림
짠- 휑해 보이던 자리가 반찬들로 가득 찼다. 반찬이 특별히 희귀하고 대단한 건 아니지만 푸짐해 보이는 게
음식을 받는 사람 기분도 같이 좋아진다. 마늘과 소금 그리고 고추냉이도 나름 먹기 간편하게 나왔다.
밑반찬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다 아는 맛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미역과 꼬막이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미역과 쫄깃하고 바다 향이 나는 꼬막을 고추장에 찍어먹으니 횟집에 온 느낌이 잠시나마 들었다.
<회전이 되는 불판의 모습.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 어지러움 주의★>
고기잔치를 벌일 시간
5. 고기파티
불이 켜지고 불판은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불판 가운데 멜젓이 올려지고 우리는 그 안으로 마늘을 넣었다.
그리고 사장님에게 고추도 추가로 조금 달라고 요청하고 가위로 송송 썰어 넣었다. (이 조합 꽤 괜찮다.)
이것이 바로 '돈쟁반(삼겹살+목살+항정살+꼬들살) 39,000원'
내가 좋아하는 꼬들살은 사진 왼쪽 하단에 있는 부위이다. 사진으로도 느껴지는 고기의 촉촉함과 쫀득함.
고기의 흰 비계와 붉은 살코기가 분명하게 나뉘는 것이 내 입맛을 더 돋우는 데 큰 역할을 해준다.
냉동삼겹살의 경우, 아예 냉동으로 나오는 고기 같은 경우 우리는 그 자체로 즐기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생고기 대신 언제 녹을지 모를 정도로 딱딱한 냉동 고기를 받을 때면 비싼 돈을 주면서 먹기에 아까울 때가 있다.
한 마디로 매우 신선해 보였다.
6. 삼겹살과 목살
멜젓을 중심으로 삼겹살과 목살을 천천히 불판 위에 올려두었다. 치이익 나는 소리는 불판이 적절하게 달구어졌다는 의미와도 같다. 쫄깃하게 보이는 고기는 어떤 맛일까? 난 사실 같은 고기면 다 맛이 똑같다고 생각했던 사람인데 말이다.
대학생 시절 돈이 없어서 무한리필을 자주 애용했던 적이 있었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걸 많이 먹을 수 있으니
무한리필 집은 나와 내 동기에게는 산소 같은 존재였다. (슬프다 내 시절..)
적어도 무한리필 고깃집을 많이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고기의 맛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다.
싼 고기 맛과 냄새는 고기를 씹는 동안에도 느껴지는 비린내와 다 먹고 나서 내 옷에 베인 냄새가 좋지 않다는 걸.
'쟁반집 8292' 삼겹살과 목살은 입 안에 넣고 '음~ 괜찮네~' 표현이 바로 나왔을 정도니
엄~청 맛있다 느낌보다는 고소한 맛과 씹히는 식감에 호감을 표현한 것이다.
7. 꼬들살★
꼬들살은 돼지 목덜미에 있는 부위로 쫀득한 식감 때문에 꼬들살로 불리게 되었다.
적절한 살과 비계의 조합 때문인지 여기서 먹고 있는 고기 중에 제일 맛있다.
여러분도 '쟁반집 8292'에 방문하게 된다면 꼬들살은 꼭 주문해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남녀노소 다 좋아할 맛이다.
8. 항정살★
돼지 뒷덜미의 목살로 촘촘한 마블링이 있어 '천겹살'이라고도 불린다.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은 입 안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삼겹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기이기도 하지만 항정살 역시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9. 보조 출연
고기만 먹다가 매콤한 양념에 절여진 파채와 달콤한 쌈무와 같이 먹으면 맛의 풍미는 더 다양하고 깊어진다.
10. 된장말이밥 (6,000원) ★★
고기도 맛있었지만 '쟁반집 8292'에서 추천하고 싶은 메뉴가 이외로 사이드 메뉴에서 나올 줄이야.
다른 집과 다르게 순두부찌개처럼 가운데 계란 하나를 톡 까놓고 나오는 된장말이밥.
계란 노른자를 살살 풀어서 저으면 부드럽고 걸쭉한 된장말이밥이 완성이 된다.
맛은 놀랍게도 계란 노른자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되게 고소하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느낌도 좋았다.
일반 고깃집 된장찌개는 아마 대부분, 맛을 조금만 상상하면 MSG가 첨가된 그저 맛있는 된장찌개 맛이 연상될 것이다.
이 집의 된장말이밥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집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기 때문에 추천을 한다. 꼭 드셔보시길 바란다.
깔끔하게 싹 긁어먹었다. (엄마가 밥 한 톨도 남기지 말라고 했는데..)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소고기도 먹어볼 생각이다.
나는 맛집이라고 평가할 때 기준은 명확하게 하나이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다른 메뉴를 주문했을 때 내가 과연 먹으려고 하는지이다.
배가 고프면 어떤 것을 먹어도 맛있다고 생각이 된다. 하지만 배가 불렀을 때는 생각도 안 나는 게 야속한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다른 메뉴까지 궁금해질 정도면 기존에 먹었던 것들은 충분히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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